현재 대학교에서 응급구조학과를 전공으로 학교생활 중이라면 응급구조학과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실습이 필수입니다. 특히 1급 응급구조사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실습은 단순히 학점을 위한 과정이 아니라, 미래의 실무 능력을 키우는 훈련장이 됩니다. 하지만 실제 응급현장은 상상 이상으로 바쁘고, 긴박하며, 때로는 차가운 분위기일 수 있습니다. 그 속에서 실습생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한 지식뿐 아니라 태도와 매너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응급현장에서의 실습, 꼭 알아야 할 생존 매너 7가지를 정리해 봤습니다.
1. 인사는 생명이다
실습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것은 바로 "인사"입니다. 사실 인사는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행동이라고도 생각이 듭니다. 응급구조 현장은 계급과 역할이 분명한 조직 문화 속에서 움직입니다. 선·후배 간의 예의는 단순한 매너가 아니라 현장의 질서를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실습생은 외부인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첫인상은 실습 기간 전체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명확하고 활기찬 인사는 자신을 알리는 동시에 존중의 표현이 됩니다. 예를 들어, 첫 출근 시 "안녕하십니까, ○○대학교 응급구조학과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인사는 실습생으로서의 태도를 드러낼 수 있는 좋은 출발점이 됩니다. 인사는 아침 첫 만남뿐 아니라 근무를 마칠 때, 업무 중간에 선배를 마주쳤을 때도 꾸준히 해야 합니다. 간단한 인사 한마디가 선배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실습 기회에서 더 많은 배움으로 이어집니다. 인사를 습관처럼 하되, 형식적인 말투보다는 밝고 진심 어린 태도가 중요합니다. 응급현장에서는 인사 하나에도 책임감과 태도가 묻어나야 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실무 적응력을 높이는 중요한 자산이 됩니다.
2. 메모는 기본, 기록은 생존도구
응급현장은 매 순간이 배우고 익혀야 할 실무의 연속입니다. 다양한 응급 상황과 처치 방법, 구조 절차 등을 실습생이 한 번에 모두 기억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메모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실습 기간 중 가장 중요한 학습 도구가 됩니다. 현장에서 들은 내용을 즉시 메모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은 쉽게 왜곡되거나 사라집니다. 작은 수첩이나 휴대용 메모장을 항상 소지하고, 실습 중 배운 사항이나 주의받은 내용, 장비 위치, 환자 대응 요령 등을 빠짐없이 적어두는 습관을 들이세요. 예를 들어, “백보드 위치는 응급실 출입문 왼쪽, CPR 장비는 2번 카트 상단”과 같은 세부 정보는 실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약물의 용량, 코드 체계, 이송 루트 등은 시험에서도 자주 출제되므로 일상적으로 복습하는 데에도 유용합니다. 실습 마지막 즈음에는 처음보다 훨씬 많은 정보와 기술이 쌓여 있을 것입니다. 이때 기록해 둔 메모는 그동안의 성장 과정을 스스로 점검하는 데 큰 역할을 하며, 향후 실무 능력을 끌어올리는 자산으로 작용합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메모가 일을 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3. 질문은 타이밍이 생명
궁금한 것이 생기면 바로 물어보는 것이 이상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응급의료 현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공간에서는 질문조차도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습생은 질문을 하기 전에 ‘언제’,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를 잘 판단해야 합니다. 환자 처치 중이나 응급 이송 중처럼 긴박한 순간에는 침묵이 필요합니다. 그 대신 상황이 종료되고 나서 조심스럽게 접근해 “선생님, 방금 상황에서 처치하신 방법에 대해 조금 더 여쭤봐도 될까요?”라고 정중하게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의 태도와 시점은 선배들에게 실습생의 인성과 배움의 자세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됩니다. 무작정 끼어들거나, 불필요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질문은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고, 실습 기회를 줄이게 됩니다. 반대로 현명한 질문은 선배의 실무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습 중에는 “묻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법”을 익히는 시기라는 것을 명심하고, 항상 타이밍과 예의를 고려한 질문을 습관화하는 게 좋습니다.
4. 무조건 돕되, 끼어들지 마라
열정이 넘치는 실습생일수록 조급하게 현장에 뛰어들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응급현장에서는 그 ‘열정’이 때론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선배 구조사나 간호사가 어떤 업무를 진행 중일 때, 허락 없이 끼어드는 행동은 예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환자의 안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실습생의 역할은 돕는 것이지, 주도하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스스로 눈치껏 파악하고, 말없이 실질적인 보조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환자 이송 시 침대를 밀거나, CPR 이후 장비를 정리하는 일, 쓰레기 정리와 소모품 보충 등은 누군가 시키지 않아도 먼저 해야 할 업무입니다. 이런 태도는 실습생의 적극성과 팀워크 능력을 보여주는 요소가 됩니다. 다만 절대 선을 넘지 않아야 하며, 허락 없는 처치 시도는 절대 금지입니다. 실습 기간 동안은 배우는 자세를 유지하면서, 본인이 어디까지 역할을 해도 되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조용히, 그러나 존재감 있게 돕는 것이 실습생의 이상적인 모습입니다.
5. 복장은 깔끔하게, 태도는 단정하게
응급의료 현장은 수많은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이 빠르게 움직이는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실습생의 복장과 태도는 단순한 외형을 넘어 ‘전문성’의 일부로 인식됩니다. 깔끔한 복장은 신뢰감을 주고, 단정한 태도는 그 공간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는 수단입니다. 실습생은 반드시 지정된 복장을 착용해야 하며, 복장 규정을 어길 경우 실습 지속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머리는 짧게 하거나 단정히 묶고, 명찰은 항상 잘 보이게 착용해야 하며, 신발은 미끄러지지 않는 운동화로 준비해야 합니다. 태도 면에서도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필요한 잡담이나 웃음은 주변 분위기를 흐릴 수 있으며, 환자나 보호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습니다. 실습 시간에는 늘 경청하고 관찰하는 자세를 유지하며, 실습 외 시간에도 병원 내에서는 경솔한 행동을 삼가야 합니다. 작은 태도 하나가 전체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매 순간 책임 있는 자세를 유지하세요. 현장은 항상 여러분을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6. 핸드폰은 꺼두거나 진동으로
현대 사회에서 핸드폰은 일상적인 도구이지만, 응급현장에서는 철저히 절제되어야 할 물건입니다. 실습 중 핸드폰 사용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처치에 방해가 될 수 있으며, 의료진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실습을 시작하기 전에 핸드폰은 꺼두거나 진동 모드로 전환하고, 업무와 직접 관련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용을 자제해야 합니다. 특히 SNS 확인, 통화, 사진 촬영은 절대 금물입니다. 응급환자의 얼굴이나 병원 내부 구조가 노출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법적 책임까지 발생할 수 있으며, 해당 병원의 실습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습니다. 실습생은 ‘병원 내부 정보 유출 금지’라는 기본 수칙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향후 자격시험이나 취업에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선배나 담당자의 허락을 받고 메모 용도로만 제한된 시간 동안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핸드폰 사용 습관은 실습생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판단하는 척도이기도 하므로, 이 점을 항상 유념하는 게 좋습니다.
7. 끝나고 인사도 진심으로
실습이 끝나는 마지막 날은 단순한 종료가 아닌, 여러분의 첫 사회생활의 마무리입니다. 단 한 줄의 인사라도 진심을 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짧은 기간 동안 함께한 선배들과 지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은 예의일 뿐 아니라, 그동안의 배움에 대한 정리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 지난 2주 동안 많은 걸 배우고 느꼈습니다. 귀중한 경험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라는 진심 어린 말은 좋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합니다. 이 한마디가 향후 인턴십 기회나 취업 추천서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인사는 단순히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그동안의 성장을 인정받고 자신을 드러내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또한 실습 후 느낀 점이나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 등을 간단히 정리하여 피드백하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이는 실습생으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는 동시에, 후배 실습생들을 위한 길잡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는 태도는 진정한 전문가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결론 : 현장 매너도 경쟁력이다
응급구조사는 단순히 지식만으로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는 직업입니다. 현장 감각, 팀워크, 그리고 태도가 실력을 완성시킵니다. 실습 기간은 그 감각을 익히는 절호의 기회이므로, 위 7가지 생존 매너를 명심하며 적극적으로 배우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습은 평가받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실습생이 현장을 평가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다양한 케이스를 접하고, 본인의 진로를 가늠해 보며, 진정한 '응급구조사'로 성장하는 첫걸음이 되길 바랍니다.